악몽과도 같았지만 끝은 아름다웠던
런던 모우 브레이 코트 호텔 후기

대부분 일정은 친구네 집에서 숙박하는 걸로 되어있었고,
런던 시내에서 혼자 돌아보려고 마음먹고 이틀만 아고다를 통해서 숙소를 예약했었다.
호텔 이름은
모브레이 코트 호텔 ( Mowbray Court hotel )
구글 평점 3.7, 3성급 호텔이었고 지하철 earl's court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위치는 참 좋았던 호텔.
얼스 코트 역은 주요 관광지나 시내로 접근하기 용이한 피카딜리 라인이 다니는 곳이어서
실제로 런던 여행시 정말 자주 가게 되는 피카딜리 서커스 역까지 단 12분 밖에 걸리지 않으며,
런던아이나 빅벤 관광시 이용하는 embankment 스테이션으로 한번에 갈 수 있는 district line도 함께 있는 환승역이다.
위치 자체는 매우 만족스러웠음. 시설이고 뭐고 위치와 가격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면 나쁘지 않음.
호텔을 찾아갈 때 까지는 이야 위치 좋다~ 신이 난 발걸음이었는데.
주택을 개조한 호텔일거라고 예상을 했고, 생각보다 로비가 넓어서 편한 마음으로 키를 받아들고 방을 찾아갔다.
일단 첫번째로 뜨악했던 건... 분명 창문이 있고 여유공간이 있었던 사진을 보고 예약했던 방인데,
지하로 나를 안내했고, 열고 들어가니 캐리어를 펼 공간 조차 없으며, 창문을 열거나 커튼을 칠 수 도 없는 구조의
한국 고시원 정도 사이즈의 방이었다.
런던에서 이틀에 16만 8천원? 3성급? 너무 저렴한데? 라고 생각했으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끔찍한 느낌이었다.
침대가 좁은건 괜찮았으나 지하의 특성인지 방이 눅눅했고 침대도 바삭바삭하지 않은 느낌.
화장실은 그나마 넓고 깨끗했으나 도저히 이틀을 혼자 잘 수가 없을 정도로 무섭고 불쾌했던 객실이었다.
새벽의 모브레이 코트 호텔 앞 거리.
런던 중심가가 아닌 존2에 해당하는 곳이지만 존1의 범주에서 아주 살짝 벗어난 정도?
그래도 도심보다는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 학교가는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베드타운 느낌이었다.
조용하긴 했으나 저녁엔 좀 무서웠던 이곳.
방 사진은 없다.
방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이 많지 않으므로.
반지하 방을 받은 나는 데스크에 예약 당시 지하 방이 배정됨이 전혀 고지되어 있지 않았고, 방 안내 사진에도 누가봐도 지상으로 보이는 사진에 분명 창문까지 있어 예약을 했으나, 지하방이 창문조차 열리지 않음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클레임을 제기했다.
처음에는 전체 풀북이라고 거절했고, 두 번째 찾아가서는 실제로 좋지 않은 기관지 상태를 어필하며 방 변경이 불가할 경우 정보 상이로 환불요청하겠다. 라고 이야기 했다. 실제로 처음 방문한 유럽이라 행복한 기억만 남기고 싶었고, 이 곳을 환불하면 도심에 4~5성급 호텔을 급히 예약하려고 했다. 그래도 다행히 정중히 여러번 부탁하는 나에게 그들은 지상으로 더블룸이 있는지 확인해주겠다고 나를 안심시켰다. 다행스럽게도 호텔 본관 3층 더블룸을 배정해주었고, 내일 지상으로 싱글룸이 나올 경우 방을 옮겨야 할 거다 라고 안내해주었다.
그렇게 방 논쟁은 마무리가 되었고, 나는 오래 사용하지 않아 쿰쿰한 냄새가 나는 먼지 쌓인 3층짜리 디럭스룸으로 들어갔다.
다행스럽게도 창문은 열렸으나, 방충망 따윈 없었고, 사람이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만 창문이 열리게 나무토막을 박아놓은 오래된 유럽식 창문에 감사하며 이틀을 지냈다.
챙겨간 물티슈로 침대 머리맡의 먼지를 닦고, 그나마 침대 헤드에 충전할 수 있는 단자는 달려있다는 점에 감사했다.
바닥은 오래 방치된 카페드였고, 역시나 구석구석 먼지가 가득했다.
평소같으면 기분을 망쳤다는 생각에 잠을 설쳤겠으나, 2일째 20000보 이상 걸어버린 여행자는 눕자마자 잠이 들어 버렸다.
이른 새벽, 전날 추가해놓은 조식을 먹기 위해 1층 조식당으로 내려갔다.
오래된 건물은 불편했으나 그 나름의 고즈넉함은 확실히 있더라.
창밖으로 보이는 새벽녘의 런던 길거리는 생각보다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었다.
간단하지만 있을 건 다 있던 조식.
두 가지 종류의 햄, 삶은 계란,
세 종류의 치즈와 버터, 잼, 누텔라
일반 밀 식빵, 통밀식빵
그리고 이틀 내내 아침을 행복하게 해준 크로아상!!!!!!!
우유, 커피, 시리얼과 바나나, 과일, 티 등등이 함께 준비되어있었다.
오른쪽엔 빠질 수 없는 조식 전용 오렌지와 사과 쥬스.
그리고 저 오른쪽 끝에 있는 친구가...
바로 그 존맛탱 크로아상!
이 크로아상은 조식뷔페가 시작되면 바로 구워서 채워두는데
무조건 일찍 가서 금방 나온 크로아상 두개를 집어와야한다.
바삭하고 쫄깃하며 향긋한 크로아상.
버터만 발라서 먹으면 그냥 기절이다.
그리고 저 babybel치즈와 살라미!!!!
통밀빵에 얹어서 먹으면 최고의..... 와인안주다 ㅎㅎ
저 babybel치즈는 코스트코에서 구해서 좀 쟁여두고싶다.
비닐을 벗기면 안에 빨간 막이 또 있는데 첨엔 몰라서 그것도 씹었다... 그것까지 벗기면 치즈가 나온다.
궁금해서 하나씩 다 먹어본 치즈와 잼들. 사실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라 런던 물가도 비싸니 조식은 추가해서 먹는걸 추천한다.
호텔을 나오면 이렇게 과일, 야채가게도 있다.
가격이 저렴해보였으니 가족단위 여행이라면 과일 쇼핑도 해서 숙소에서 먹어도 좋을듯?
아 참! 그래도 더블룸에는 현관에 전신 거울이 붙어있었다.
청소상태가 안좋고 시설이 안좋아도 화장실 컨디션은 좋고 있을 건 다 있으니
숙소 컨디션에 별로 영향을 안받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한다.
단 싱글룸은 절대 비추...
숙소를 떠나던 날 아침의 숙소 앞 거리.
솔직히.... 떠날 때가 되니까 예뻐보이기는 하더라.
고마웠고... 다신 만나지말자!
